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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spiration From The Countryside
    지난 전시/hoM Lab 2024. 2. 28. 04:29

     

    영감의 바람

    계절 따라 산과 바다가 아름다운 색을 달리하며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사실 강릉은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 더 아름다운 곳이다. 그곳에서 나고 자라고 배우면서 몸으로 익힌 '강릉 영감'을 미술에 발현하는 작가들은 누구이며, 강릉의 공기와 푸른 바다는 한 명의 사람을 통해 어떤 미적 감수성으로 달리 표현될 수 있는지를 찾아보는 것은 더없이 즐거운 일이다.

    시민들의 협의로 수십 년간 강릉 도심을 절단나게 했던 철길이 2018년 KTX 역 공사와 함께 지하화 되었다는 사실은 관광객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이다. 그로 인해 6.25 역사 속의 잔혹한 학살의 장소라는 상징성과 열차 매연 등 과거의 어두운 기억이 드리워졌던 노암터널은 이제는 창문을 활짝 열고 햇살 아래 빨래를 말리는 일상적 행복을 되찾아가는 동네가 되고 있다. 커피 한 톨 나지 않지만 강릉은 우리나라 커피문화를 선도하는 도시가 되고 이제는 토속음식만이 아니라 국내 최고의 이탈리아 음식 성지로 유명하며 연이어 전 세계 다양한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2023년 대추무 파인아트 Daechumoo Fine Art의 제안과 강릉시의회의 노력에 강릉문화재단 내에 미술창작자들을 위한 레지던시가 시작됐다. 또한 강릉 기업 파머리서치는 '강릉 국제 아트 페스티벌 GIAF'를 개최하며 강릉 내외적으로 성공적인 미술가들의 교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불어 올해 2024년 2월 리처드 마이어 설계의 '솔올미술관'이 개관하며 '루치오 폰타나 Lucio Fontana'의 공간 드로잉 작품들을 아시아 미술관으로는 최초로 개최하며 국내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나는 그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입주작가로 강릉에 수개월간 체류하며 지역의 시간과 장소와 많은 어려움들을 사람들이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해 나갔는지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전시공간 대추무 파인아트로 작가와 애호가들이 모여 미술을 이야기하고 도심 서부시장 내 청년 작가의 버징가 Bazinga에서의 실험적 전시와 워크숍, 토론회 등은 여러 지역 작가들 간의 교류와 새로운 문화의 변화를 조금씩 만들고 있다. 강릉 사람에 의한 미술과 강릉 사람이 봐주는 미술이 서로 순환하면서 현재 강릉은 문화 교류와 새로운 변화의 시점을 맞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이번 <시골영감 Inspirations from Countryside> 전시에서는 작가들이 자신의 환경 속에서 어떤 적응과 반응을 하는지 그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어떤 작가는 동네 젊은 통장으로 활동하며 어르신들을 보살피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작가는 오랜 도시 생활 뒤 고향에서 심신을 가라 앉히며 자신들의 일상생활을 차분하게 작품으로 담아낸다. 언제 어디서나 청년예술가들이 그렇듯이 고통을, 고단함을 아름다운 작품과 작업으로 전환하고 스스로 발전시켜 나간다. 전시를 함께하는  작가 각각의 사연은 우리 사회의 모습, 우리 젊은이들의 고민, 우리 작가들의 피곤도 함께 엿볼 수 있다. 함께 모여서 자신들의 미래와 강릉의 미래를 암중모색하는 이들의 활동을 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격려해 주길 바란다.

     

    2024년 2월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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