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02-720-6243 galleryhom@daum.net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24-1 갤러리 에이치오엠

Today
Yesterday
Total
  • 생 울타리 - 노정연 개인전
    지난 전시/hoM Lab 2021. 5. 12. 13:03

    생 울타리

    2021.05.11 - 2021.05.25 / 11:00 - 19:00

     

    참여작가 / 노정연

    노정연 J Roh

    사철나무는 한국, 중국, 일본이 원산이며 사계절 잎이 푸르다는 이유로 사철나무이다. 키는 최대 3-5m 되며 도시에서 생 울타리로 많이 심어 기르고 있다. 이 식물은 추위와 공해, 소음 등에 잘 견디는 특징이 있는데, 서울에서도 도시의 빌딩 숲 사이 어딘가에서 콘크리트 벽 대신 담벼락의 역할을 대신 하고 있는 것을 꽤 흔하게 볼 수 있다. 이 식물은  사계절이 푸르다 보니 겨울의 혹독하고 삭막한 도시의 풍경에서 특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늘 중심부가 아닌 가장자리에서 배경처럼 존재한다.

     

    내가 이 나무에 관심이 가기 시작한 계기는, 지은 지 이제 3년이 된 우리 아파트의 펜스 앞에 이 식물이 심어지고 난 이후이다. 사철나무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어린 식물일때부터 지켜보게 된 것은 처음 이다 보니, 처음에는 이 식물의 이름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심은 지 3년차인 지금은 1미터정도 밖에 안되는 낮은 아파트 펜스를 가뿐히 넘어 내 키를 넘어섰다. 높은 아파트 담장을 세우는 것이 불법이다 보니 낮은 담벼락 밖에 세울 수 없었던 주민들은 이 식물이 생 울타리의 역할을 하며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에 안심을 하는 듯 하다. 이 식물이 층을 지어 군락을 형성하고 있을 땐 그야말로 벽보다 두꺼운 두께로 벽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만, 단층으로 일자로 얇게 나열되어 있을 때는 생울타리로서의 기능을 그다지 하지 못한다. 지금 우리 아파트에 심어진 사철나무는 일관성이 없이 어느 부분은 촘촘히, 일부분은 듬성듬성 심어져 있다. 아직은 목적에 맞게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식물 임에도, 높이만이라도 울타리를 넘어서는 것이 다행이다.  이제는 외부인의 침입과 그들이 무단으로 버리고 가는 온갖 쓰레기들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를 하게 된다. 외부인이 단지 내에  들어오지 못하게 조치를 취하는 것이 새로 지은 요즘 아파트의 특징인 것 같다.

     

    2021.5. 노정연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