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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APTURED MOVEMENT _ 김주은지난 전시/Gallery hoM 2023. 3. 22. 12:26
땅을 딛고 있는 두 발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통해 내가, 여기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 사이를 움직이기에 불안감은 필연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땅을 딛고 서 있는 단단한 감각에서 느껴지는 안정을 찾는다.
쥐꼬리선인장 시리즈 작업을 통해 욕망을 해소하는 해답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어디론가 움직이고 나아가고자 발을 뻗는 의지를 보여준다. 어딘가에는 닿기를 바라면서. 언젠가는 자아에 대한 질문이 해소되기를 원하며 간절하게 뻗어나간다.
우리는 끊임없는 선택의 갈림길을 마주한다. 식물이 가지를 뻗고 세포가 분열하듯 그 선택을 발판 삼아 나아간다. 어디론가 가고자 하는 듯 보이는, 발을 뻗는 행위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자아 탐구에 대한 욕망을 보여준다.
쥐꼬리선인장을 지지대에 묶어 위로 세우려고 했지만 아래로 자란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의 경험을 통해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은 자아의식의 존재여부에 대해 질문을 던짐으로써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고정된 자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작업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아의 탐구를 목적으로 한다.
일상을 관찰하고 그 상황 속에서의 감정을 인식하면서 일상 속 신체, 자연물의 이미지는 주체자가 느끼는 감정에 따라 변형과 왜곡이 일어난 신체와 식물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주제를 표현한다.
자아는 경험하게 되는 시공간의 파편을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왜곡해 받아들이며 변한다. 변형되고 왜곡된 신체의 형태와 결합된 식물 도상을 통해 일상 속 자아를 인식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아를 은유한다.
인체의 형상을 흙으로 쌓아 올리는 작업 방식을 통해 자아를 마주하고 자기와의 소통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아에 대해 자각하고, 지금의 자아를 인식하는 계기가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발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자아 탐구의 욕망과 호기심을 보여준다. 앞서 자아를 찾고 싶다는 것은 더 나은 미래, 혹은 더 나은 자신이 되고 싶다는 욕망에서 비롯되고 과거의 기억과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욕망이 뒤엉켜 더 나은 곳으로 가조가 한다.
또한 신체 중 발의 이미지만 분리하여 신체가 시작되는 시작점이자 현실과 맞닿아있는 부분을 보여준다.
발바닥에 눈 코 입을 통해 각 개체가 가진 자아를 부여한다. 발로부터 자라나는 유기적인 형상은 식물이 가지를 뻗어나가듯 사람이 발을 뻗으며 끊임없는 갈림길에서 나아갈 방향을 선택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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